관능 공학(Sensory Science)과 커피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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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바리스타 매거진)

나는 2년 전 코펜하겐 대학교에서 관능과 소비자학(Sensory and Consumer Science) 대학원 과정을 마쳤다.

대학원에 다니는 동안 다양한 관점에서 식품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법을 배웠다.

운이 좋게도 졸업 직후 나에게는 커피의 세계에 발을 들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곧 커피를 맛을 평가하는 것은 학습한 것과는 매우 다르고 주관적인 요소가 생각보다 많이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점이 어렵게만 느껴졌다.

또한 나의 관능 공학 배경지식 덕분인지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나의 관능 감지 능력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커피 테이스터와 커퍼의 자격으로 말이다.

유일한 문제는 나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건 비밀이지만 학창시절 내 관능 감지 능력에 대한 시험 점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다.

따라서 맨 처음 커핑 테이블을 마주했을 때 나의 능력을 의심했다.

첫 직장에 다니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코펜하겐 대학교에서는 나를 맛 평가단의 일원으로 초대했다.

2시간에 걸친 관능 검사 시험를 통과해야 했는데 솔직히 나는 시험에 등록하면서도 ‘통과하지 못하면어쩌지?’, ‘만약 떨어진다면 이 업계에서 나 자신을 관능 과학자라고 떳떳이 말할 수 있을까?’ 등 많은 걱정하며 벌벌 떨었다.

다행히도 나는 통과했고 내 관능 감지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향상했다.

하지만 내가 시험에 통과하지 못했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그럼 나의 저주받은 미각을 평생 가지고 살아야 하는 건가 아니면 이는 습득할 수 있는 것인가?

이 고민은 나의 CoffeeMind (코펜하겐에 있는 연구 기관) 직장동료들까지도 궁금하게 만들었으며 더 나아가 내가 진행하는 커피 산업 내 박사학위 프로젝트까지 이어졌다.

이 프로젝트는 특정 관능 감지 능력 트레이닝 전략을 통해 전문 커피 테이스터의 성과를 신속히 높이는 것을 연구한다.

더 자세한 설명에 들어가기 전 나는 관능 공학(Sensory Science)가 무엇인지 소개하고자 한다.

 

관능 공학이란 무엇인가?

관능 연구는 통제되고 표준화된 방법으로 제품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커피는 시각, 후각, 미각, 촉각, 청각으로 평가될 수 있다.

보통 관능 연구는 세 가지 주요 카테고리로 나눈다.

  • 차이 식별 검사 (discriminative tests): 검사 대상 제품들 간의 차이를 분석하는 검사다.
  • 묘사 검사 (descriptive tests): 어떤 점에서 차이가 나는지 분석하는 검사다.
  • 감정 검사 (affective test): 차이점이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는 검사다.

마지막에 소개한 감정 검사(또는 소비자 검사)만이 유일한 주관적인 성격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차이 식별과 묘사 검사는 절대적으로 객관적인 연구이며 제품들 간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지 알아낼 수 있어야 한다.

먼저 묘사 검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자.

CoffeeMind에서 관능 평가를 진행했을 때 우리 팀은 항상 소수의 연구 대상을 선정했다.

관심 있는 특정 대상을 더 자세히 탐구하기 위해서다.

정수 필터가 커피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했을 때 검사 과정을 소개하려고 한다.

우리는 세 종류의 물(반삼투압과 이온 교환으로 정수 처리된 물과 코펜하겐 수돗물)을 가지고 세 곳의 원산지(케냐, 과테말라, 브라질)에서 온 생두를 세 가지 다른 배전도(75, 85, 105 에그트론)로 로스팅해 물이 어떻게 관능 프로파일 영향을 미쳤는지 연구했다.

먼저 편견을 갖지 않고 실험에 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를 성취하기 위해 모든 샘플은 세 개씩 준비했으며 모든 평가자들은 무작위 순서로 평가했다 (모든 커핑은 블라인드로 진행되었다).

10-12명으로 구성된 평가자들은 우리가 보다 나은 평가를 위해 그들을 교육했으며 다른 샘플을 맛보기 전 시간을 두고 입을 헹구도록 했다.

세 가지 다른 물에 따른 미각 프로파일 연구를 진행하기 전, 우리는 평가자들에게 각 커피 샘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교육했다. 평가자들은 커피 샘플의 차이점을 묘사하는 단어들을 찾았다.

미각 프로파일은 세 가지 물의 차이점을 분명히 나타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반삼투압 방식으로 정수된 물이 케냐 커피의 강렬함, 산미, 그리고 과일 맛을 증가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북유럽 스페셜티 커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맛이다.

연구를 하면서 패널들로부터 더욱 의미 있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던 점도 흥미로웠다.

모든 샘플은 3번씩 그들에게 제공되었으며 이를 맛본 패널들의 일관성도 측정할 수 있었다.

아래의 표는 평가자 두 명이 각각 측정한 반삼투압 방식으로 정수된 물로 만든 케냐 커피에 관한 평가다.

이를 보면 평가자들 중 특정 맛에 따른 미각 측정 능력 교육이 더 필요한 사람도 평가 가능하다.

평가자 1은 꽃과 과일 맛을 감지하는 능력을 더 키워야 하는 반면 평가자 2는 굉장히 높은 감지 능력을 가지고 있다(모든 샘플을 3번씩 맛보고 검사를 진행함과 동시에 채점하기 때문에 측정 가능하다).

볼 수 있듯이 그들의 의견 차이가 가장 큰 부분은 쓴맛에서 나뉘었다.

이 자료는 앞에서 소개한 박사 학위 프로젝트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우리가 연구한 미각 프로파일링을 미국 스페셜티 연합회(SCAA)의 커핑 양식과 비교했을 때 가장 다른 점은 우리가 사용한 미각 프로파일링 방법은 완전히 서술적이었다는 점이다.

SCAA 커핑 양식은 묘사적이며 질적이며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질적인 특징은 총점을 매길 때만 적용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미각 연구 방법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미각 프로파일링을 할 때 평가자들을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선 산미, 단 맛, 블루베리, 자스민 등 객관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주관적인 단어를 사용할수록 까다로워진다 (예: 복합적인, 조화로운, 균형 잡힌 등). 주관적인 서술적 단어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설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다음편에서는 나의 박사 학위 프로젝트의 실험 연구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어떻게 이 연구가 커피 전문가들의 관능 인지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지 다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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